북서울꿈의 숲 드림 갤러리, 서울시 세종문화회관 지원
2013년 11월 16일
참여작가: 강효정, 곽진영, 김지영, 엄태신, 유안나, 이난이, 정보영, 정선욱, 정선주
주최: 서울특별시 세종문화회관
기획: NNR
그룹 NNR(Ne-Ne-Ro)은 내내, 항상, 늘 이라는 의미를 가진 한국어 방언으로 다양성과 분화의 과정으로 뭉쳐진 현대사회에서 항상성을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들의 구성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회화, 영상, 일러스트, 설치, 디자인, 도자 등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들은 대도시 안에서 활동하는 동시대 작가들이 가지게 되는 고민과 자기성찰을 적극적인 소통의 방식으로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동시대 미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조사를 기본으로 구조적으로 탄탄한 작업을 진행시켜 대중과의 소통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여러 분야의 작가들이 함께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생성되는 담론들은 각각의 작가를 성장하게도 하지만 그룹의 향방을 결정짓기도 한다. 특히 작업을 주민들과 협업의 형태로 발전시키며 결과물을 얻어내기까지의 과정은 동시대 문화예술 전반의 흐름을 점유하게 되었고 이러한 소통의 문화가 가지는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게 되었다.
2013년 '꿈의숲 아트페스티벌' 기획공모전『작업_확장된 해석』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시각예술활동을 매개로한 협업과 소통의 결과물들을 전시형태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화두가 되었던 담론 중 하나인 예술작품이 가지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우리가 만지고 구입하고 고칠 수 있는 '만들어진 사물 working-thing'로서의 작품과 집단적 의식이 들어있는 '미적 대상aesthehetic object'으로 발현되는 작품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내적 성찰을 시각화 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또한 그동안 협업하였던 시민참여자들이 NNR 작가들이 구축한 시각적 형식을 빌어 자신들이 경험한 예술적 체험을 보여줌으로 작업과 예술작품에 대한 확장된 해석을 펼쳐 보인다. 특히 이난이 시민 참여자 대표는 NNR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시각적으로 정리하여 보여줌으로 작업장이라는 특정장소를 재현이 아닌 경험과 일탈, 소통과 나눔의 또 다른 해석의 장소로 만드는데 함께하였다. ■ 정선주
강효정_ACM-PITT-2899S*_C 프린트_47.2×70cm×16_2013_부분
나는 일상을 대변할 은유적 장치로서 검은색 물체를 등장시킨다. 저 검은색 물체는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재료인 압축목탄이다. 새끼손가락만한 굵기와 길이의 압축목탄은 미사일과 견줄만한 크기로 확대되어 하늘 공간에 배치되고, 하나의 풍경이 된다. 제시한 풍경은 눈앞에 있는 것도, 있지 않은 것도 아닌 불확정적 상태가 된다. 하나의 하늘풍경처럼 어우러져진 장면을 바라보는 관람객은 각각의 관점에 따라 내러티브, 사회적, 기술적 혹은 중간 경계의 입장을 가지고 다양한 해석을 하게 된다. 관객과 작품 사이의 자유로운 시선은 예술작품이 가질 수 있는 해석의 가능성과 이 시대를 재현하기위해 노력하는 시각예술가들과의 연결지점이 될 것이다. ■ 강효정
엄태신_서로를 '보다'_#03_애니메이션_00:00:45_2013
특정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커뮤니티 활동은 나에게 매회 다른 참여자와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하는 이면에 보이지 않는 규칙을 만들어 준다. 경쾌하고 간단한 인사가 오가고 참여 활동의 설명과 함께 만들어 낼 오브제에 대한 고민과 드로잉이 그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만의 규칙이지만 그 안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 다양하다. 그래서 결과물은 다 르 다! 이제 나는 관계(특정한 공간) 밖으로 나와 관망자의 시선으로 그 곳을 바라본다. 이 작업은 나와 각각의 다른 참여자들이 각자의 오브제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 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무작위로 보여준다. ■ 엄태신
정선욱_군무1~500_석고, 에폭시_각 15×5×4cm, 가변설치_2013
매체는 일방적으로 시공을 초월해 의미를 전달하여 대상들을 모으고 특정 장소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초면인 그들과 내가 매체를 통해 공통으로 알고 있는 것들을 토대로 소통하며 관계를 쌓아 갈 수 있는 첫 단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매체가 가진 시공을 넘나드는 힘은 대중이라는 대상을 모으고 흐트리는데 압도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일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다량의 조형물은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매체의 힘을 눈치 채게 한다. 이 작업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사용했던 매체에 대한 해석된 이야기이다. ■ 정선욱
정선주_매뉴얼00_모눈종이에 드로잉, 유리병, 파우더_20×7×7cm, 가변설치_2012~3
드로잉의 형식으로 그려져 있고 만약 누군가가 그것을 꺼내어 읽는다면 그 형식대로 이야기의 공유, 혹은 어떤 오브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설명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매뉴얼을 투명한 유리병 안에 넣음으로 참여자의 이야기가 타인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게 하고 어느 정도는 비밀스럽고 폐쇄적이며 지극히 사적인 시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됨을 확인하게 된다. 이 작업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관계와 소통의 적절한 접점을 형성하고자 노력하며 얻어진 피드백을 매뉴얼 시리즈로 제작한 것이다. ■ 정선주
유안나_drawing, theory in art_디지털 프린트_21.5×17.8cm_2013
seeing is believing.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오랫동안 여러 사람의 입에 의해 전해져 내려온 말이다. 더할 나위없는 믿음으로 읽혀지는 이 격언은 사실 해체하여 관계를 바꾸어도 의미 있는 문장이 된다. believing is seeing. 믿는 것이 곧 보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보니 '보는 것'과 '믿는 것'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 보이지만, 결국 상호보완의 관계로 동전의 전체를 구성한다. 견고한 문장일수록 켜켜이 드러나지 않은 의미와 가능성을 축적하고 있다. 나는 언어를 재료로 의미들을 풀어내고 재조합하여 형상을 만들고, 빛과 작용하며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보여 지도록 하였다. ■ 유안나
곽진영_From memory3_디지털 프린트_22×16cm_2013
동일한 사물을 보고 개개인이 생각하는 것이 완벽히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석에 관한 한 모든 것이 유동적이다. 그러나 그런 유동적인 생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제도, 사회, 프로세스 등은 딱딱하다. 한 번 고정되고 유착된 것은 변하기 힘들다. 그리고 사람들은 으레 그런 직선적인 사고에 길들여진다. 이 작업들은 선으로 인식된 세계를 표현한다. 추억에 의해서든, 습관에 의해서든 미엘린화된 각자의 해석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것이므로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많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각자 해석에 있어서 "길들여진" 방식을 사용할 것인지 아닌지의 문제다. ■ 곽진영
정보영_relation 2_전사_15.3×6cm_2013
이 작업에 사용된 가구들은 시민 커뮤니티와의 만남과 소통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구들이다. 이 일련의 가구들에서는 커뮤니티와의 만남에서 얻는 관계성과 커뮤니티 안에서의 질서가 담겨있다. 그들 커뮤니티와의 만남에서 이루어진 관계성이 가구들이 집을 이루고 더 나아가 하나의 도시=커뮤니티=질서라는 것과 상통한다는 이야기를 질서와 해체로 표현하고자하였다. ■ 정보영
김지영_이제는 끝나버린 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75×49cm_2013
이 작업은 상대와 나의 추억을 떠올리며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세심히 전하고자 드로잉 한 것이다. 마치 실린더에 프레임처럼 고정 된 각각의 사건들은 일정한 시간간격이 존재하지도 않으니 시공간적 기억도 아니다. 그러나 기억에 가장 중심이 되는 물건, 이 물건을 매개로 당연하듯이 떠오르는 추억은 각각의 색깔로 표현된다. ■ 김지영
이난이_하늘공방작업 이미지 북_디지털 프린트, 드로잉_105×89.1cm_2013
우리 주변에는 버려지는 가구들이 너무나 많다. 버려진 가구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 창의적인 가구를 만드는 곳이 작가들의 작업공간인 하늘공방이다. 그 곳에서는 작가와 시민참여자가 소통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재활용가구를 만들고,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기부물품도 제작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재활용가구가 어떻게 수집되고 새로운 가구로 만들어지는지 사진과 이미지를 통해 그동안 수집했던 자료를 책 형식으로 재배열해서 전달하고자 한다. ■ 이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