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와부,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모든예술 31
2022년 9월 19일
참여작가: 김가은 김인영 김지영 엄태신 오다연 이서희 정선욱 정선주 정훈 최다정
기획자: 정선주
유래 없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멈추고 마스크대란이 일어났을 무렵.
두려움과 공포로 개인공간에만 머물러있어야 했던 그 시기.
실상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해 외출이 어려웠던 날들.
온라인으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을 그때.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전염병과의 사투는 아직도 우리의 멈춤을 풀어주지 않는다. <얼음~땡!> 전시는 멈춘 우리의 일상을 ‘땡!’이라는 스킨십으로 해제하는 그 날에 대해 10인의 예술가와 100인의 시민참여자의 고민을 드러내는 전시이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이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 우리는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각자에게 다가올 혹은 각자를 해제시킬 ‘땡!’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형태의 ‘땡!’을 기대하고 있나? 전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각각의 예술가들과 더불어 워크숍에 참여한 시민들의 드로잉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100명의 시민작품_송혜연, 이수민, 박은형, 김성녕, 김서연_ 당신의 멈춰버린 일상을 ‘땡!’하게 하는 것은?
김가은_경계와 경계가 만나 생성되는 헤테로토피아처럼 우리는 오랜만에 모이고 잠깐 만나 물리적 경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해 왔으며 이 소소한 순간의 소중함을 배운다.
김인영_ 대규모 신종 전염병은 우울과 같은 정서적 혼란 및 디스트레스를 야기했으며, 일상적 스트레스보다 심각하고 광범위한 디스트레스를 발생시켜 오고있다. 이 작품은 다양한 디스트레스의 모습들을 프로세싱을 통해 가시화 하였다. 우리가 정서적 스트레스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때가 비로소 얼음,땡 이지 않을까?
김지영_ 도시에 나와 마주치는 나무를 볼 때마다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그 안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한다. 나무에 살 수 있을 큼 작아져 나무를 집으로 삼는다면 어떨까? 나의 상상은 모든 나무에게 옮겨갔다.
정선욱_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살아내야 한다는 압박을 나누며 기다리는 시간을 공유해왔다. 그것이 정해진 언젠가로 해제되길 원했지만 이제 그때는 각자의 선택으로 와해되는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정선주_지난 3년 동안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두 팔로 어깨를 감싸며 하늘을 올려다 보는 습관. 멈춤은 기억의 되새김을 활발하게 했다. 이러한 멈춤의 경험이 작은 일상을 지나치지 않을 여유와 잠시 설 수 있는 용기를 알게 했다.
정 훈_모두에게 강요된 고립과 활동의 제한에 사람들은 즐거움에 대한 끝없는 생각과 갈망을 한다. 나에게 강요된 고립과 활동의 제한에 나는 작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갈망함을 확인한다.
엄태신_깊은 흔적을 남기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지금 일상이 낯설게 느껴진다. 이 조형물에 사용한 오브제는 버려진 나무이다. 모든 것이 멈췄을 때, 작업을 지속하게 했던 ‘무엇’으로 지금의 낯선 일상을 담아 본다.
이서희_ 나, 우리, 사회에 대해 표현하고 기록하는 것은 사라져가는 것들의 흔적이다. 표피는 평면적으로 보여지나 한지를 통해 관찰할 수 없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떠내 진다. 동시대를 읽는 우리의 태도는 보는것을 넘어 선 촘촘한 표피 읽기의 과정이어야 한다.
오다연_소라껍질은 보호와 생존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학습한 상생은 인류가 표류의 길로부터 벗어나 자연에게 습득해야 할 지점임을 확인할 수 있다.
최다정_ 폭풍우에 의해 배와 함께 표류하게 된 로빈슨 크루소. 난파로 인해 자신의 터전을 빼앗겨버린 로빈슨은 장소상실(場所喪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팬데믹이라는 망망대해의 공포 속에서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